1. 코로나가 앞당긴 세 가지: 재택근무와 지역화폐 그리고?
코로나가 부쩍 앞당긴 두 가지를 들어보라 하면 단연 재택근무와 지역화폐일 겁니다. 사무실이 아닌 장소에서 근무하는 리모트(remote) 문화는 코로나19로 물리적인 격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됐습니다. 한편 정부가 제로페이와 같은 지역화폐로 코로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하면서, 특정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의 이용이 크게 늘었어요.
그런데 코로나가 촉발시킨 게 또 있습니다. IT업계에서 독보적인 발전을 이룬 이것! 바로 “버추얼 휴먼”입니다. 버추얼 휴먼을 폭넓게 정의하자면 ‘소프트웨어로 만든 가상 인간’을 뜻해요. 재택근무나 지역화폐에 비해선 낯설지만,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이번 편에선 버추얼 휴먼이 왜 급부상했는지, 그리고 버추얼 휴먼이 어떤 면에서 시장성을 지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 현실을 180도 돌아서 만난 메타버스(metaverse)
코로나가 터지면서 회사, 학교, 공연계 등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모이는 장소의 환경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워지자 가상현실을 창조한 거예요. 그동안 가상 세계에 관한 사업이 ‘한번 해볼까?’에서 출발했다면, 메타버스는 ‘이렇게라도 해야 해’의 다급함이 전해지는 사이버 세계관으로 발전합니다.
실제가 아닌 인터넷 속 세상이 펼쳐졌으니 그곳에서도 나를 대체할 사람, 일종의 아바타가 필요해졌어요. 이렇게 가상 세계란 판이 깔리면서 가상 인간, 사이버 인간 등으로 불리는 버추얼 휴먼 역시 급속도로 개발되고 탐험 되기 시작했습니다.
3. MZ세대 겨냥!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등장
코로나가 터진 이후 국내에선 인플루언서로 인기몰이하는 버추얼 휴먼들이 등장했어요. 여기엔 MZ세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요 계층으로 떠오른 것도 한몫했습니다. MZ세대는 메타버스에 거부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까지 하거든요.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화제성 있는’ 존재로 성장했습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가상 인물이다 보니 현실의 연예인처럼 사생활 문제가 생기거나 사고가 날 일도 없고, 섭외 비용도 훨씬 저렴합니다. 리스크는 없고, 비용을 낮출 수 있고, 게다가 시공간의 제약까지 없으니 기업들이 선호할 만하겠죠?
국내의 첫 버추얼 인플루언서인 ‘로지(Rozy)’는 '오로지'라는 뜻의 예쁜 이름을 지녔어요. 인공지능과 3D 기술을 기반으로 MZ세대가 가장 선호할 특장점을 지닌 채 탄생했고요. 신한라이프 TV광고에 출연하면서 큰 화제를 모을 때만 해도 로지가 가상 인물임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2022년 10월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5만 명에 이릅니다.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광고의 모델을 하는 건 물론입니다. 2021년 한 해 광고 모델로만 1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해요.
4.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로 만드는 나만의 아바타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화려한 조명을 받는 동안, AI 업계는 꾸준히 버추얼 휴먼을 연구하고 실현해왔습니다. 현실이 유명세를 타는 소수의 인플루언서와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사는 수많은 사람으로 구성된 것처럼, 가상현실에서 후자를 대변하는 버추얼 휴먼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평범한 사람들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자신을 가상현실에 보여줄 아바타를 원하고 있어요.
“성형외과 의사 B씨는 환자를 위한 가이드 영상을 수십 개 만들어야 합니다. 심지어 영어와 중국어 영상도 제작해야 하는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B씨의 스케줄로는 도저히 불가능해요.”
고민하던 의사 B씨는 자신의 버추얼 휴먼을 제작해주는 업체 에이아이트릭스에 의뢰했습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의사 B씨의 기본적인 영상 몇 가지를 촬영하고 목소리를 따서, 현실과 거의 똑같은 가상 인물을 창조했습니다.
화면 속 가상 인물은 B씨와 똑같은 외형과 목소리를 지니고 녹음한 적 없는 새로운 문장을 말하거나 유창한 중국어까지 구사합니다. 이제 B씨는 자신이 출연한 것처럼 보이는 수십 개의 영상을 보유하게 됐어요.
5. 가상화폐처럼… 잠깐의 유명세는 아닐까요?
버추얼 휴먼이나 메타버스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상현실이 실제 현실을 100% 대체하기 어려울 거란 회의감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상화폐가 이미 부정적인 트렌드를 강하게 탔기 때문에, ‘가상’이란 단어가 붙은 다른 개념도 좋게 보기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버추얼 휴먼과 메타버스처럼 ‘가상 세계’를 둘러싼 비즈니스는 이미 촉발됐다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6. 코로나가 쏘아 올린 버추얼 휴먼의 미래
블룸버그(Bloomberg)는 2025년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를 14조 원으로 내다봤어요. 인간 인플루언서 규모로 추산되는 13조 원을 추월할 거라는 얘깁니다. 2025년은 2022년인 현재를 기준으로 불과 3년밖에 남지 않은 미래예요.
또한 앞선 의사 B씨의 사례처럼 인플루언서가 아닌 사람들이 버추얼 휴먼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어요. 시간과 노력을 아끼는 것은 물론 중국어를 전혀 못 하는 B씨가 중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버추얼 휴먼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것처럼 가상의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버추얼 휴먼의 활용도가 크게 기대되기 때문이죠.
에이아이트릭스도 버추얼 휴먼을 제작하는 와핑(Warping)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적극적으로 기업용 버추얼 휴먼을 만들고 있어요. 버추얼 휴먼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여러 제안을 보면 정말 흥미로운 게 많답니다.
AI 업계에서 버추얼 휴먼은 계속 발전해나갈 중요한 영역이에요. 버추얼 휴먼의 시장성이나 성장세도 눈여겨볼만 하고요. 앞으로 여러분께 버추얼 휴먼에 관한 재밌고 유익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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